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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창업자 인터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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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한국에 온지 얼마나 되셨어요? 딸아이와 2008년에 집을 떠나서 2009년에 한국에 왔어요. 고향을 떠난 지 10년, 한국에 정착한 것은 9년차 되었네요. 한국에 오면 여러가지 힘든 부분이 있을 거라고 각오했어요. 하지만 일이 힘들거나 하는 부분은 극복할 수 있는데 부모님과 형제들이 다 북에 있으니까 그게 제일 힘들었어요. Q. 한국에 와서 어떤 점이 가장 힘드셨어요? 한국에 오자마자 얼마간은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하나원 나와서 일주일 만에 일을 하러 다녔어요. 그랬더니 아이가 말을 안했어요. 함께 보내는 시간도 적고, 어린 나이에 힘들었던 것 같아요. 하루는 일하러 갔다가 아이가 울면서 전화를 했는데 혼자 계란을 삶다가 팔이 데었다는 거에요. 급하게 집에 갔더니 화상이 심해서 살같이 벗겨질 것 같았어요. 다행히 빨리 치료해서 흉도 별로 안 남았어요. 처음엔 뭘 물어도 전혀 말을 안하니까 너무 속상했어요. 처음에는 한국 생활을 잘 모르고 북한 식으로 아이를 키우다 보니 어려웠던 것 같아요. 아이가 원하는게 무엇인지 대화하거나 알려고 하지 않았어요. 자식은 당연히 부모 말을 들어야하고, 순종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거든요. 그래서 너무 답답했는데 사람들이 이야기하기로 그러면 안된다고, 아이와 같이 시간도 보내고 옆에서 잘 놀아주고 해야한다고 했어요. 아이들 의견도 존중해야 하고 때리면 안된다고 했어요. 하지만 한번, 두 번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아이와 한달에 한번이라도 같이 시간 보내려 노력하고, 대화도 했더니 점차 변화되더라구요.. 3년 정도 지나고 친구도 많이 사귀고 하니 원래 밝은 모습으로 돌아왔어요. 지금은 저와 친구 같아요. 철이 빨리 들었어요. Q. 하나원에서 나오고 일주일 만에 일을 시작했다고 하셨는데, 일은 어떻게 구하셨어요? 벼룩시장도 보고, 하나센터에서 소개해준 직장에서 1년정도 일했어요. 첫 직장은 뜨개를 만드는 곳이었어요. 이후에 다녔던 회사에서는 4년정도 일했고, 그 후에 사촌 언니와 신림동에서 사회적기업으로 카페를 운영했어요. 바리스타 자격증도 따고 차를 전부 수제로 만들어서 판매했죠. 3년정도 운영했는데 1년 차에는 괜찮았어요. 하지만 고시촌 근처라서 음료 단가가 매우 낮았는데 점차 가겟세를 내기도 힘들었어요. 17평 정도 새 상가에 있는 매장인데, 세는 비싸고, 주 소비층은 고시생들이었기 때문에 가겟세를 감당하기 힘들었죠. Q. 처음에 지역 하나센터에서 전화가 왔어요. 쉬고 있을 때니까 이런 교육 프로그램이 있는데 해보겠냐고 해서 갔어요. 요리 교육도 받을 수 있고, 라멘집을 창업하는 교육이라고 해서 신청했죠. ![]() Q.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가 한국 와서 할 줄 아는 한국 요리 전혀 없었어요. 처음에는 정말 단순히 요리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시작했어요. 지난 7개월동안 교육 받고, ‘이야기를담은라멘’ 접해서 결국 이렇게 창업까지 생각하게 되었죠. 제가 면 요리를 좋아하기도 하는데 정말 맛있어요. 한국 요리 배운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았고, 재미있어요. 그래서 한식 자격증도 땄죠. 필기는 한번에 따고 실기는 두 번에 걸쳐서 땄어요. 자격증을 땄으니 실제로 잘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죠. Q. 현재 창업을 준비하면서 ‘이야기를담은라멘’ 2호 세종대점에서 실습 중이시죠. 세종대점은 1기 수료생의 창업 매장이라 더 피부로 와 닿고 배우는게 많을 것 같아요. 세종대점 사장님은 정말 대단해요. 나는 저럴 수 있을까 생각해요. 자극도 많이 받아요. 사장님 가게 운영하는 하루를 지켜보고, 따라하니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아요. 개강하고 주중에는 학생들이 많고, 주말에는 공원에 나들이 온 가족들도 많이 와요. 실습하면서 손님들 받고, 운영하는 걸 보니 위치가 정말 중요하구나 싶어요. 이전에 저도 가게 운영하면서는 여유 시간도 없고,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일하다가 위궤양, 위경련으로 119에 두 번 실려갔어요. 의욕만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아요. 건강과 삶의 여러 부분을 생각하면서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같이 일할 좋은 동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Q. 첫째로 요리 배우는 것 자체가 즐거웠고, 둘째로 그동안 북한 사람들 만나서 교류한 적 없었는데, 고향사람들 만나서 좋았어요. Q. 주변에 다른 북한이탈주민들에게 추천 하시겠어요? 네, 주변에 몇 사람에게 얘기 했어요. 하지만 창업이란 생각과 의지가 있어야 가능하니까요. 이 교육과 라면 메뉴가 정말 좋아요. 처음에는 나도 창업 생각 못했지만 이렇게 창업까지 준비하게 되었으니까요. 주방에서 요리해서 밖에서 손님이 먹는걸 지켜보게 돼요.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진짜 좋아요. 이 메뉴 자체가 정말 좋다고 확신하고 있어요. |
글 | 홍보지원 전성신
발행 | 2017-06-26